우리는 일상에서 의외로 자주 거짓말을 접하게 됩니다. 남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하기도 하죠. 심지어 심리학자 폴 에크먼(Paul Ekman)은 “거짓말은 인간 사회의 기본적인 소통 방식 중 하나”라고까지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거짓말을 할까요?
단순히 “나쁜 의도”만이 이유일까요?
사실, 거짓말의 이유는 복합적이며, 인간의 심리적 방어기제와 사회적 생존 본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다음은 심리학 연구와 이론을 기반으로 정리한 거짓말을 하는 7가지 심리적 유형입니다.
1. 자기 보호형 – 비난을 피하고 싶은 심리
이 유형은 프로이트의 방어기제 이론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은 자존감이 위협받을 때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합니다. 누군가에게 실수를 들킬까 봐 두려워 “나 그런 적 없어” 라며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죠.
예: 시험을 망쳤는데 “생각보다 난이도가 너무 쉬웠다”며 거짓말하는 경우
핵심 심리: 수치심, 두려움, 자존감 보호
2. 타인을 배려하는 거짓말 – 이타적인 거짓말
이것은 ‘화이트 라이(white lie)’라고도 불립니다. 타인을 상처주지 않기 위해 하는 거짓말로, 도덕적 판단이 개입된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하버드대 연구에서는 타인을 위해 거짓말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일수록 공감 능력이 높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예: 친구의 새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잘 어울린다”고 말하는 경우
핵심 심리: 공감, 사회적 관계 유지
3. 자기 이미지 포장형 – 인정욕구와 사회적 인정
이 유형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거짓말입니다.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에서 4단계인 ‘존경의 욕구’와 관련이 깊습니다. 사람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하며, 스스로를 실제보다 더 나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거짓 정보를 전달합니다.
예: 이력서에 없는 자격증을 기재하거나, SNS에 과장된 사진을 올리는 경우
핵심 심리: 인정욕구, 열등감 보상
4. 갈등 회피형 – 충돌을 피하고 싶은 욕구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조건 없는 긍정적 존중”을 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람은 타인과의 갈등을 본능적으로 피하려 하며, 이 과정에서 거짓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상대가 화내지 않도록 말 끝을 흐리거나, 사실을 감추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예: “괜찮아”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기분이 나쁜 경우
핵심 심리: 불안 회피, 대인관계 유지
5. 습관형 – 무의식적 거짓말
이 유형은 초기 환경과 성격 형성에 영향을 받습니다. 거짓말이 반복되어 습관이 되고, 결국에는 ‘진실처럼 믿게 되는’ 상태까지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기만(self-deception)의 일종이며, 심리학자 로버트 트리버스(Robert Trivers)는 이를 “진화적 생존 전략”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예: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이 겪지 않은 경험을 자주 말하는 사람
핵심 심리: 무의식, 현실 왜곡, 자기기만
6. 권력형 – 조종과 통제 목적
이 유형은 사회적으로 위험한 유형일 수 있습니다. 특히 반사회적 성향(소시오패스 또는 사이코패스)이 강한 경우, 타인을 조종하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합니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방어가 아니라, 고의적 조작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예: 투자 사기, 연애 사기, 정치적 거짓말
핵심 심리: 통제욕구, 자기중심성, 공감 결여
7. 자기 믿음형 – 사실을 믿고 싶은 심리
마지막 유형은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와 유사합니다. 사람은 현실이 괴로울 때, 그것을 부정하고 자신이 믿고 싶은 방향으로 해석합니다. 이로 인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일을 ‘있다’고 믿거나, 거짓말을 진실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예: “그 사람은 날 아직 좋아해”라며 이별 후에도 관계가 이어질 거라 믿는 경우
핵심 심리: 현실 회피, 심리적 안정
거짓말은 인간의 본능인가?
“인간은 하루 평균 1~2번 거짓말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거짓말이 훨씬 더 보편적인 행동이라는 의미입니다. 중요한 것은 거짓말 그 자체보다, 왜 그런 거짓말을 하게 되는지의 ‘심리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때로는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으로, 또 때로는 사회적 성공을 위한 전략으로 거짓말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뒤에는 결국 “인간은 사회적 존재”라는 본질적인 심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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